박순흔 작가를 만나기 전...
디지털 아카이빙을 위해 작가님의 기본 프로필을 받았을 때 원로작가임에 다가가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뒤로하고, 햇볕이 뜨거운 7월의 어느 날 인터뷰를 위해 마산 합포구 진동면에 위치한 다구 미술관의 향했다.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자 환하게 웃으시며, 운영팀을 맞이하는 하는 모습에 그동안 나를 짓누르고 있던 긴장감은 작가님의 미소에 한순간에 사라졌다. 인터뷰 내내 다과를 챙겨주시고, 밥은 먹었냐며, 하나라도 더 챙겨 먹이려 부엌을 드나드시곤 하셨다. 마치 방학을 맞아 할머니 집에 놀러 온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반갑게 맞아 주셨다. 우리를 스스로 손님이라 하시며 대접을 한 후 작가님은 그동안의 삶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어 들려주셨다. 수십 년 동안 뚜렷한 자기 관을 가지고 창작활동을 매진해 온 작가님은 향수 어린 풍경과 자연의 모습, 인적이 드물고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낸다. 그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주고 싶다고 말한다.
경남 마산 출생(1941)
부산여자 중고등학교 졸업
서울 수도여자 사범대학(세종대학) 미술과 졸업
서울 홍익대학 대학원 판화 과정 수료
부산 남성 여자 중고등학교 교사 역임
경력사항
경남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부위원장
경남여성공모전 창립 및 대회장
개천예술제 초대작가상 및 심사위원
경남 구상작가회 회장
경남 원로작가회 회장
경남 주부 스케치 대회 창립 및 운영위원장
경남전업미술가협회 운영위원
성남시 모란현대미술대전 운영위원장
성남시 분당 미술대전 운영위원장
세종 회화제 부위원장
경남미술대전 운영부위원장 및 심사위원
마산 서양화 여류회 창립회장
마산미협 감사 및 부지부장
마산미술협회 서양화분과 위원장
경남도립미술관 운영위원
현대미술 조망전 자문위원
군자회 감사
현재
한국미술협회 고문
한국 전업작가회 고문
경남 전업작가회 고문
경남 구상작가회 고문
마산예총 고문
마산미술협회 고문
세종 회화제 고문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
다구 미술관 관장
군자회 명예회원
경남 원로작가회, 현전 회원
수상경력
2018 대한민국 리더 대상(국회의장상)
경상남도 문화상(조형예술 부문)
경남미술인상
한국 전업작가회 최우수작가상
한불 국제교류전 초대작가상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상
한국 문화대 상전 초대작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 입선 6회
경남미술대전 특, 입선 8회 및 전체 대상(문화공보부 장관상)
마산예총 미술인 공로상
마산미협 미술인상
신라대 상전 최우수
전시경력
개인전 31회 및 초대, 그룹전 580여 회
개인전
1회 1983 정물의 세계(마산, 백자화랑)
2회 1985 주변의 묘사(마산, 백자화랑)
3회 1989 주변의 묘사(마산, 신세계백화점)
4회 1990 변화의 모색전(부산 갤러리)
5회 1990 변화의 모색전(창원 KBS 아트홀)
6회 1991 변화의 모색전(창원KBS아트홀)
7회 1995 두 딸과의 작품전(마산, 신세계백화점)
8회 2001 자연의 아름다움 전(서울, 가나 인사아트)
9회 2001 자연의 아름다움 전(마산, 대우백화점)
10회 2002 토기는 내게로 와서(부산, 현대백화점)
11회 2002 봄, 여름 그리고 겨울(삼진미술관 초대)
12회 2003 자연의 세계(과천, 갈현 미술관)
13회 2003 박순흔 작품전(대안공간 공모 초대전)
14회 2005 박순흔 작품전(창원아트홀)
15회 2006 아름다운 설경전(서울 힐튼호텔 초대)
16회 2006 꽃은 내게로 와서(창원 성산아트홀)
17회 2008 서양화 초대전(고성 종합사회복지관)
18회 2008 뉴질랜드 초대전
19회 2008 자연전(부포 쉼터 갤러리 초대)
20회 2009 천사의 나팔꽃(성산아트홀)
21회 2010 꽃의 향기(부산, 미래 갤러리 초대)
22회 2010 꽃은 내게로 와서(창원 성산아트홀)
23회 2011 바다향기전(구복예술촌)
24회 2011 풍경전(성산아트홀)
25회 2012 그림 외길 50년(다구 미술관)
26회 2013 박순흔 개인전(부산 마레 갤러리 초대)
27회 2014 노스탤지어(문신미술관 초대)
28회 2015 경남미협 개인부스전(성산아트홀)
29회 2016 경남미협 개인부스전(성산아트홀)
30회 2019 박순흔 작품전(BNK경남은행 본점 갤러리)
단체전
2019 동서미술의 현재전, 마산미협 소품 나눔 전, 현장 스케치 기행전, 아트페스티벌, 군자전, 경남전업미술가협회-찾아가는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전, 세중 회화제 소품전, 경남 원로작가 회전, 미술관, 경남미술 경남 구상작가 회전, 100인 전, 한. 중 교류전, 김해 비엔날레 국제미술제, 대동제
2018 현대미술의 조망전, 현장 스케치전, 세종 회화제, 큰 창원 미술 대제전, 마산미협 소품 나눔 전, 동서미술의 현재전, 영호남 미술교류전, 마산미협전, 미술세계 The Flower전, 경남미술품 경매 전, 경남 원로작가 회전,
2017 현장 스케치전, 경남 국제 아트페어, 경남미술품 경매 전, 향토작가 컬렉션 전, 큰 창원 한마음 축제, 경남 원로작가 회전, 남우 회전, 남도 미술의 향기전, 경남 구상작가 회전, 경남여성미술대상전, 한. 중 교류전, 마산. 여수 교류전
2016 현장 스케치 기행전, 경남미술 동행전, 남도 미술의 향기전, 마산미협전, 영호남 교류전, 경남 원로작가 회전, 경남 전업 작가전, 마산. 여수 교류전, 한국미술협회전, 한. 중 교류전, 미술세계 The Flower전, 대구 전업 초대전
2015 소통과 확산 전, 남도 미술의 향기전, 세종 회화제, 마산. 여수 교류전, 경남 구상작가 회전, 마산 원로 예술제, 현장 스케치전, 경남미술품 경매 전, 전혁림 시화제 초대전
2014 향토작가 컬렉션 전, 심상 풍경전, 현장 스케치전, 마산. 여수 교류전, 아! 대한민국전. 동서미술의 현재전, 마산미협전, 한국 전업 미술 가전, 경남 구상 작가전, 경남 원로작가전, 끝없는 여정 54인 전. 대구. 경남 전업 초대전, 큰 창원 한마음 예술제
2013 마산. 여수 합동전, 군자전, 경남 미술품 경매 전, 현장 스케치전, 경남 전업 경남지회 전. 경남도립미술관 개관기념전, 경남 원로 전
2012 전업미술가 협회전, 기독미술인 협회전, 대한민국 미술인전
2011 기독미술인 협회전. 군자전, 창원 미술인 한 마당 전, 마산미협전, 마산예술제, 영남 우리 가곡 기념 초대전
2010 군자전, 세종 회화제, 대한민국 미술축전, 기독미술인 협회전
2009 전업작가 회전, 현대미술 조망전, 창원 KBS미술품 경매 전, 기독미술인 협회전
2008 기독미술인 협회전, 경남 구상작가 회전, 여성미술대전
2007 경남 구상작가 회전, 마산 여류화가 회전, 마산미협전
2006 뉴질랜드 한인 미술교류전, 현전, 경남미술대상전, 아라가야의 맥전, 출향작가 초대전
2005 모란현대미술대전, 고성 공룡나라축제 초대작가전, 부산여고 동백 화우 전, 서울. 부산 KBS 영토전
2002 분당 여성문화회관 개관기념전, 삼성플라자 초대전, 인사아트 초대전
2001 한국 풍경화가회전, 비전 2001년, MBC 자연 스케치전, 진해군항제 초대, 경남 구상작가 협회전
2000 한. 러작가교류전, 대한민국 회화제, 마산문화원 초대 견 작가전, MBC낙동강 풍경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경남 전업 작가전, 새천년 세종 회화제. 표현과 발언 전, 유포니 100호 전, 동서미술의 현재전, 거제대학 10주년 기념전,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전, 경남 구상작가 협회전, KBS 현장 스케치전, 남도 미술의 새천년 지평전, 창원 미술 한마당전,
1999 진해 벚꽃축제 초대전, 마산 여수 합동전, 한국미협전, 남도 미술제, 아! 대한민국전, 한국 전업 미술 가전, 한국 전업 미술 경남지회 전, 마산. 여수 합동전. 동서미술의 화합 전, 마산 MBC 현장 스케치전,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전, 꽃그림전(일본), 군자 회전, 마산미협전 경남 구상작가 회전, 16인
1998 구복예술촌 개관 초대전, 대우백화점 개관기념 향토작가와의 만남 전, 세종 동문의 작은 그림전, 경남 구상작가 회전, 일. 여성 마산. 여수 합동전. 도우기 전, 29회 군자 회전,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전, 마산 MBC 현장 스케치전, 군자전, 영토 회전
1997 인디아. 사람 자연전, 세종 회화제. 경남 구상 작가전,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전, 마산미협전, 중국 정신대 할머니 귀향 기금 마련 전, 군자 회전
1996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전, 경남 구상작가 회전. 한국미협 마산미협전, 군자 회전, 향토 중견작가 초대전
1995 군자 회전, 경남 구상작가 회전, 마산미협전, 영토 회전, 서양화 100인 초대전
1990 자연의 관조 전, 각종 정기 그룹전,
1985 동경 아세아 미술대전(일본), 한불 국제 미술대전 초대전, 군자전
1984~1989 마산 서양화 여류 회전 1978~1984 마산미협전, 동서화랑 초대전
작품 소장
경남도청 4점, 경남도청 도지사 관사 2점, 경남은행 4점, 동성건설 3점, 마산 롯데백화점 1점, 창원시청 1점, 통영시청 1점 창원문화재단 1점, 창원시청 알뜰생활관 2점, 창원 YWCA 1점, 경남대학교 2점, 제일여고 2점, 창원 상공회의소 1점, 삼성병원 2점, 경남신문사, 촉석루, 안양 종합병원 2점, 무학소주 1점, 천해지 조선소 1점, 창원 KBS 2점, 진동면 2점, 부산여고 동창회관 2점, 동성건설 다수, 대동건설 다수
작가노트
내 영혼의 그림들
영혼이라 함은 사람의 모든 정신적 활동의 근원이 되는 실체를 말한다. 나의 그림인생 50여 년의 세월 동안 제일은 그림이었다. 가정을 지키면서 자신의 일을 가진다는 것은 뼈를 깎는 노력 없이는 어렵다. 지금까지 남긴 작품은 500여 점에 달한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 내 곁을 떠난 것도 많지만 아직도 곁에 남아 함께 호흡하면서 지난 세월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내 곁을 떠난 작품들이라고 이 세상에서 사라진 작품들이 아니라 어딘가에 걸려 삭막하고 답답한 벽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그 작품들은 아직도 나와 영혼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한다.
대표작품 및 해설
내 그림이 정체되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을 때 이미 완성된 나의 작품을 보고 이 그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또 다른 시각이 더해져 그림에 생명을 불러 넣는 것, 완성된 작품이라 할지라도 작업실에 들어오는 순간 나의 그림은 또 다른 작품으로 다시 탄생한다.
필자의 감상평
정물화는 정물의 형태를 잘 보고 그 생김새의 특징을 잘 살펴서 사방으로 구도를 잘 잡아서 그려야 하는 그림이다. 촛대 두 개와 화병에 듬뿍 꽂혀 있는 꽃과 테이블에 놓여있는 석류 세 개. 촛대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고 커튼 사이로 환한 빛이 들어오는 걸로 보아서 시간대는 아마 한낮의 평화로운 시간으로 보인다. 오른쪽 그림은 장미꽃이 한 아름 화병에 꽂혀 있다. 뭔가 풍요로움이 느껴지고 행복한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기분을 느낀다.
나의 작품 대부분은 나의 일상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봄은 나의 작품 소재가 넘쳐나는 계절이다. 내가 키우는 화분과 바다가 훤히 보이는 앞마당에 피어난 꽃과 나비를 보고 그들이 시들어 가기 전에 빨리 화폭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며 작업을 했다. 자연의 생동감과 서정성을 화폭에 담는 것,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의 일상적이지 않은 감동과 관심을 갖고 보면서 새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작가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게 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필자의 감상평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란과 동백을 주제로 하고 있다. 붉은 이미지의 꽃을 중심으로 한 작업이다. 늦은 봄에서 초여름으로 가는 계절에 붉은색의 강렬한 색깔로 우리 눈을 사로잡는 모란!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그림이다. 동백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초봄에 피어나는 꽃이다. 강인함 속에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모란과 동백을 대칭적으로 배치해 놓고 공통적으로 나비 한 마리가 날고 있는 그림이다. 화사한 슬픔으로 피어난 모란 동백에 마음을 빼앗긴다.
시선이 시작된 곳에 두발을 딛고 서 있는 곳, 시선이 머무는 그곳이 나의 작업실이 된다. 녹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수초로 뒤덮여 있는 습지의 모습은 나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여름을 담은 풀 내음과 물 냄새가 둠뿍나는 우포늪의 풍경이다. 우포늪의 작품은 마음을 비우고 욕심 없이 그린 작품이다. 12년 전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했던 작품이며, 람사르 총회대 중국을 제치고 한국을 유치할 수 있는 큰 공로를 세운 작품이다.
필자의 감상평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4개 면에 걸쳐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생태 늪이다.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보전되어 있는 늪에서의 일상은 어떤 것일까? 수초가 녹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늪의 풍경이 신비롭고 꿈을 꾸듯 몽환적이다.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평온하고 청량한 느낌을 준다. 파괴되지 않은 원시의 자연은 바로 이런 색깔을 가지고 있다.
푸른 연잎이 가득한 연방의 풍경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온화하고 편안하게 해 준다. 넘실대는 느낌의 둥글고 넓은 연잎과 연못에 비추어진 연 그림자가 잘 어우러진 그림이다. 뿌리는 진흙 속에 뻗고 있지만 아침이슬처럼 화려하고 맑게 피어나는 연꽃, 아직 나의 작업실 한편에 자리 잡은 작품이다. 전시회가 있으면 출품을 하는 작품이지만 이때의 감흥을 고스란희 담아내기 위해 아직도 나의 작업은 진행 중이다.
필자의 감상평
여름날 연못 가득 피어나는 연꽃 향기가 화폭을 넘어 전해진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지만 깨끗하고 향기로움이 세상의 더러움을 씻어주고 있다. 연꽃은 복이 들어오는 꽃이다.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니 차분해지고 평온한 느낌을 갖는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연꽃 한 송이 피워 올린다. 이 그림은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던, 정확히 표현하자면 확인했었다. 마치 사진과 같아 그림 가까이서 한참을 본 기억이 있다. 작가는 이처럼 완성된 작품마저 미완성이라 말하며, 극사실적인 묘사를 아직도 하고 있다.
마창대교는 마산 합포구와 창원 성산구를 잇는 길이 1.7km의 다리이다. 하늘은 한없이 맑고 푸르고 뭉게구름이 한가로이 떠다니는 풍경이 그대로 바다에 투영되고 있다. 그리고 양쪽 지역을 이어주는 마창대교가 길게 수평선처럼 보인다.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그대로 노출되어 보이는 대로 그려진 한없이 평화로운 느낌이다. 이 작품은 5월의 어느 맑은 날 마창대교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다.
필자의 감상평
작가님에게 작품 설명을 듣던 중 질문을 던졌다. 작업하신 작품 중에 마음에 가는 5점을 선정해달라고 말이다. 작가는 말한다. 작품은 마치 자식과 같아 마음에 가는 작품을 정하면, 다른 작품이 서운해할 것이리고 말한다. 화가라는 직업은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파는 것, 가끔은 떠나간 작품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한다. 마창대교의 하루 역시 종종 생각이 나는 작품이라고 회상한다. 그래서인지 맑은 날 그린 작품이지만 그림 전체를 보면, 어두운 느낌이 강하다. 아마도 작품에 대한 작가님의 그리움이 묻어나서 인 것 같다.
Q&A
Q.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언제입니까?
A. 어렸을 때부터 꽃과 자연을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림으로 구현하고 있었고, 그림에 대한 열정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다 보니, 어느새 작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내가 좋아하는 것 들을 아름답게 캔버스에 펼쳐 놓을 때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
Q. 작가님의 초기 작품을 보면 정물화가 많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A. 당시 전업주부로서 바깥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36세에 마산으로 내려오면서 어린 자녀들을 키우면서 풍경을 스케치한다는 것은 염두도 낼 수 없었기에 실내에서 정물을 가장 많이 묘사했던 시기가 이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 집 마당에 자라나는 푸르른 나무와 사시사철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화폭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잠을 포기하며 작업을 했다. 이런 시대적인 이유와 환경적인 이 유로로 나의 초기 작품은 주로 정물화 작품이 많다.
Q. 풍경화의 시작점은 언제입니까?
A. 언젠가는 풍경화를 마음껏 그려보리라 “는 결심은 전업주부로 10년이 지날 무렵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마음이 맞는 여성작가 몇 명이 모여 “서양화 여류회”를 창립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야외스케치를 하게 되었다. 거제로, 통영으로, 인근 경치 좋은 장소라면 어디든지 찾아다니며 풍경화를 마음껏 그리며 전업화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Q. 정물화와, 풍경화의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물론 장소적인 요소가 가장 크다. 정물과는 달리 풍경화 작업은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며 작업을 한다. 살고 있는 곳을 벗어나 전국으로 다니면서 그리기에 여름에는 더위와 겨율에는 추위와 싸우기도 하고, 4~5일씩 한 장소에 머물면서 대작 스케치를 하기도 했다. 불타오르는 노을과 단풍, 휘돌아 솟구치며 흐르는 계곡물의 첫인상은 아직도 지우기 어렵다.
Q.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A. 이제 은퇴를 준비해야 될 시점인 것 같다. 작품을 계속해서 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 개인전을 비롯해 단체전 2~3년 정도 더 활동하고 첫 개인전처럼 기억에 남은 은퇴 전을 하고 싶다. 그리고 지난 나의 흔적들을 잘 정리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