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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류경일

경남예술이슈톡/G-예술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6. 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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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경일  


  • 경남 산청 출생
  • 경남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 경남문학편집위원 선임
  • 5회 천강문학상 동시부문 심사위원
  • 경남신문 제335월 어린이문예상 심사위원
  • 경남문학 우수 시선집 선고위원
  • 마산문인협회 이사, 경남아동문학회 이사 선임
  • 10회 천강문학상 동시부문 심사위원
  • 경남문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회원, 마산문인협회, 경남아동문학회 이사

 

 

    주요활동    


  • 1991년 계간 우리문학 여름호에 '겨울 남자강'  5편 신인추천
  • 1992년 마산문인협회 및 경남문인협회 입회
  • 1996년 월간 현대경영 경제를 주제로 한 현대시 30선에 요즘 동전에는 하늘이 없다 발표
  • 1999년 첫 시집 빗방울 듣고 나는 말한다 발간
  • 2002년 두 번째 시집 『흙비』 발간
  • 2004년 매일신춘문예에 동시 '땡감나무 일기' 당선
  • 2005~2009 경남신문(24~28) 5월 어린이문예상 심사
  • 2006년 첫 동시집 바퀴 달린 집 발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선정, ()어린이문화진흥회 '겨울도서선정
  • 2007년 한국동시문학회 입회
  • 2008년 동시집 바퀴 달린 집 청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 발간
  • 2008년 계간 경남문학 봄호에 이 작가를 주목한다 특집 게재
  • 2009 시향 봄호 현대시 50에 동시 나무하러 뒷산으로 선정
  • 2009년 제1회 천강문학상 동시부문 심사
  • 2010년 제21회 경남아동문학상 수상
  • 2010년 서울 시가 흐르는 사업에 동시 산은 선정
  • 2010 경남문학편집위원 선임
  • 2011년 계간 오늘의 동시문학 가을호에 이 작가, 이렇게 본다 특집 게재
  • 2012년 푸른사상사 발간 2012 오늘의 좋은 동시 잠자리 게재
  • 2013년 제5회 천강문학상 동시부문 심사
  • 2013 시와시학 여름호에 육필시 이름을 화장하고 싶다 발표
  • 2014년 경남신문 제33 5월 어린이문예상 심사
  • 2015 오늘의 동시문학 ‘2014년의 좋은 동시 15’  선정
  • 2015 EBS < 콘서트>에 동시 변소귀신  2편 소개
  • 2015년 경남문학 우수 시선집 선고위원
  • 2016년 두 번째 동시집 마음이 먹는 밥 발간
  • 2016 경남문학 올해의 작품상 수상
  • 2017년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동시  게재
  • 2017년 마산문인협회 이사, 경남아동문학회 이사 선임
  • 2018년 열림원 발간 가슴으로 읽는 동시  게재
  • 2018년 계간 열린아동문학겨울호 이 계절에 심은 동시나무 선정
  • 2019년 제10회 천강문학상 동시부문 심사
  • 2021년 한국동시문학회 이달의 좋은 동시에 동시 그릇 선정(2021.4)
  • 2021년 현재 경남문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회원, 마산문인협회, 경남아동문학회 이사

 

 

 

    주요작품활동 및 해설    


나의 동시는… 류경일 / 계간『열린아동문학』2018년 겨울호 게재   아!지리산과 덕천강

    

 

학살

 

날 저물어도 낯 붉은 단풍나무들

토끼처럼 마을로 쳐내려오고 있다

집들의 마을은 물 그득한 항아리

입같이 괴괴했지만

냄새 없는 꽃들을 끌고 어디서 오는지

바람의 군홧발 소리가 종일 큰 강으로 몰려갔다

 

바람이 지나간 마을회관 앞

길길이 돌아눕는 지푸라기를 밟으며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했다 나와

준이는 빨래터에 꼭꼭 숨어

바람을 껴안고 희희낙락 강물 위로

스러지는 꽃잎들을 보았다

 

낭자한 피, 말 없는 검은 입술들을

차라리 눈 감은 술래였으면

어이없게도 아이들은 술래를 찾아 다녔다

그러나 끝내 술래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마을회관 창고 흿누런 벽에서 우리는

가슴에 구멍 뚫린 채 힘없이 주저앉고 있는

물감나무 한 그루를 보았을 뿐이다

 

  • 작품 해설

향기로운 봄을 건너와 출렁이는 여름에 몸을 담고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에 밟히며 낙엽거리에 섰다. 곧 하얗게 쌓인 겨울에 인장을 찍으며 나의 한해도 저물어 갈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분명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총총총 밟고 지나온 것 같은데,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그 느낌이 옅어지더니 이제는 오히려 계절이 나를 마구 밟고 지나가버린다.

이렇게 시간에 쫓겨 사는 내게 얼마 전 가까이 지내는 시인에게서 휴대폰 문자 한통이 날아왔다. 내 고향 산청의 산청·함양사건추모공원에서 열린 추모문학제에 들렀다가 오래전에 쓴 나의 졸시 <학살>이 전시되어 있는 걸 보았다는 소식이었다.

산청·함양사건은 국군의 작전명 견벽청야(堅壁淸野)’로 희생된 민간인 학살사건을 일컫는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27일 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가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을 수행하면서 산청군 금서면 가현, 방곡마을과 함양군 휴천면 점촌마을, 유림면 서주마을에서 무고한 민간인 705명을 학살했다. 희생자 중에는 태어난 지 겨우 일곱 달 밖에 되지 않는 아기를 비롯해 열 살 이하의 아동 희생자 수가 전체의 30%에 이른다.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통한의 역사이다.

나는 전쟁 후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로 전쟁의 상흔을 가슴에 안고 사시는 부모님과 마을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나의 큰외삼촌은 빨치산에게 끌려가 돌아가셨고 둘째 외삼촌은 명절을 앞두고 동네 이발소에 머리를 깎으러 가던 길에 공비로 오인한 국군의 총탄에 맞아 수십 년을 가슴에 탄환을 안고 사시다 돌아가셨다. 또한 아버지는 빨치산에 끌려가 위험에 처해있던 큰아버지에게 소식을 전해 함께 탈출해 오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전투가 격렬했던 앞산 고지에 올라가 땅속에 묻힌 탄피를 캐내기도 하고 뒷산 무덤가의 총탄 자국 선명한 비석을 보면서 자란 나는 자신도 모르게 마치 전쟁을 겪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졸시 <학살>은 그리하여 탄생했다. 이 시는 지리산 주변에서 자행된 수많은 양민학살이야기를 듣고 자란 나의 오래된 일기인 것이다. 이 동시마당의 들머리에 동시가 아닌 시를 올려놓은 연유도 내 고향이 지리산이고, 내 동시의 모태가 시()라는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졸시 한편을 더 소개한다. 나의 대표시 가운데 하나인 이 시 역시 내 동시에 많이 닿아있기 때문이다.


 

땅에 묻힌 샛강

 

토요일 오후면 가시메밀덩굴 잎을 무공훈장처럼

가슴에 단 채 아이들은 샛강으로 몰려왔다

 

강가로 몰려 앉던 조무래기들의

작은 발에 밟혀 드러눕던 홍자색 여뀌

 

낮 끼니에 체한 아이들의 등줄을 훑어 내리던 볕뉘

 

뿌리치는 강의 소매를 쉴 새 없이 잡아당기며

낯익은 제 얼굴을 퍼서 낯 씻이를 하던 아이들과

그 아이의 얼굴에만 불어 왔던 휘늘어진 바람

 

물놀이에 시틋해진 아이 몇은 강 언덕에 올라

덜 여문 돌배를 따서 던지고 사리사리

연기 오르던 동네에서 들려오는

준아! 식아! 구야!

아이들의 이름

급히 몸 일으키는 아이들의 등을 와락 껴안던

뒷산 그늘

 

그 샛강 지금 내 앉은 자리에 묻혀 있다

이제 샛강에 대한 기억도 흙 때 묻어 빛 잃어가는

이 강돌처럼 서서히 잊혀 질만도 한데

몸속에 물이 흐르는 탓인지

고향 찾는 밤마다

옛 샛강으로 귀가 눕는다

 

  • 작품 해설

지리산과 덕천강의 심결

지리산은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3도에 걸쳐 있는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산으로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민족의 영산이다. 원시상태의 자연림이 잘 보존되어 있어 대한제국 말에는 동학교도들이 피난해 살았고, 여순반란사건 후에는 좌익세력 일부가 머물렀으며 6·25전쟁 때는 북한군의 패잔병이 숨어 활동한 거점이었다.

이런 역사를 지닌 지리산자락에서 나는 태어났다. 아침에 일어나면 천왕봉을 올려다보며 덕천강으로 달려가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양단수에 얼굴을 씻었다. 아침밥을 먹은 뒤에는 조선시대 유학의 거두 남명 조식 선생이 후학을 가르쳤던 산천재에서 덕천서원 옆에 자리한 덕산초등학교까지 한참을 걸어가 공부를 했다. 학교를 파한 후에는 동네 뒷산에 올라 남명 선생의 묘소를 보루 삼아 전쟁놀이를 하거나 덕천강에서 물놀이를 하며 징개미와 땡가리, 망태, 산피리, 등피리, 자라를 잡았으며, 말타기, 굴렁쇠놀이, 비석치기, 팽이돌리기, 딱지치기 등을 하며 해지는 줄 모르고 놀았다. 저녁밥을 후딱 먹어치우고는 마을회관 앞 공터에 모여 친구들과 진놀이를 하거나 술래잡기놀이의 일종인 단방구, 깡통차기놀이를 하면서 밤이 이슥토록 놀다 집으로 돌아갔다.

내 작품의 칠 할은 지리산과 덕천강이 차지한다. 사실 나는 시보다 먼저 소설을 썼다. 대학시절 1년간 휴학하고 지리산 세석평원으로 오르는 길에 자리한 아버지의 차밭이 있는 농막에서 혼자 지내며 <땡삐>라는 단편소설을 썼다. 하산한 뒤에는 내 소설의 가능성을 가늠해보기 위해 월간 문예지 문학정신에 작품을 투고했다. 그때 예심을 이창동 감독이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 본선 10편에 오른 명단에 내 이름이 떡하니 있는 걸 보고 가슴 벅차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소설과 나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대학졸업을 앞두고 있는 내겐 소설을 쓰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그리곤 곧바로 시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냇물과 아이

 

지난여름 물장구치고 자맥질하던

냇가 웅덩이

지나가던 아이들 놀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

 

냇물도 첨벙 처엄벙 퐁당 포옹당

아이들 안아주고 업어주며

놀고 싶어서

얼음 밑에서 졸졸졸

 

이렇게 추운 날은

철없는 아이들

냇물 속에 들어 갈까봐

하늘은 냇물 위에

얼음 뚜껑을 덮어놓았다

 

  • 작품 해설

나는 지리산자락에서 태어나 지리산의 흙을 만지며 자랐고, 지금도 수시로 지리산을 찾고 있다. 얼마 안 있어 지리산으로 돌아가 살다 한줌 흙이 될 터이니 내가 곧 지리산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한을 안고 사는 지리산의 눈물 같은 덕천강은 남명 조식 선생이 <두류산 양단수를>이라는 한시에서 무릉이라 읊은 강이며, 동학의 피비린내가 흘러내린 유구한 역사의 강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 사람들의 생명줄이자 내 문학의 젖줄이기도 하다. 내가 쓴 많은 작품의 밑그림으로 덕산동 사람들에게 너른 품을 안겨준 덕천강이 흐른다.

 


- 2008년 계간 경남문학 봄호 특집 이 작가를 주목한다’ -

나를 맑히는 동시작업

마흔 들어 삶에 먹장구름이 드리워졌다. 한낮에 어둠길을 걷듯 망연했다. 삶이 나를 속였다고 생각했다. 나를 속인 것은 나였다. 괴롭고 성난 마음이 몸을 허물었다.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아야 할 불혹의 삶이 심하게 요동쳤다. 맥이 풀렸다. 지친 심신을 헤집고 강신降神이라도 한 듯 꼬마둥이 동자신童子神이 몸 안에 들앉아 버렸다. 마음속 당집에 향을 피운 듯 몸과 마음이 편안했다. 동심이 깃든 마음이 자연스레 실타래를 풀어냈다. 동시였다.
꿈과 현실을 완전분리하려는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꿈과 현실을 동일시하려는 성향이 짙다. 그 사이에 견고한 벽이 자리한다. 벽을 허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정녕 동심의 세상에 눈을 뜬다면, 그리하여 아이의 눈으로 그들의 삶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진다면 아이와 어른, 사람과 자연을 비롯한 세상의 온갖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위 글은 2008년 계간 경남문학 봄호 특집 이 작가를 주목한다에 실린 내 시작노트의 일부분이다. 우리 아이들이 점점 자라 내 유년시절의 맑은 심성을 불러내면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쓴 열편 정도의 동시 가운데에는 2004년 매일신춘문예 당선작인 땡감나무 일기도 포함되어 있다.

 

땡감나무 일기

 

1

 

아침에는

강아지가 내 다리에 오줌을 누다가

감잎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도망가고

 

점심때는

할머니가 음식찌꺼기를 들고 와

발밑에 파묻고 홍시 하나 주워갔다

 

내 키가 쑥쑥 자라는 것도

품안의 까치집이 한 층 더 높아져

매운 굴뚝 연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정다운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2

 

교회 종이 울릴 때

어미까치가 팽나무 막대기를 물고 왔다

말썽꾸러기 어린 까치도 다 자라 떠났는데

회초리로 무얼 하나 보았더니

비가 새는 지붕을 수리하고 있었다

 

까치가 다시 막대기를 구하러 간 사이

백혈병을 앓는 영호의 아버지가

내 몸에 기대 한참 울다가 갔다

 

비가 새는 까치집 걱정

영호 걱정하다가

그만 하루가 다 지나버렸다

 

3

 

어젯밤 퇴원한 영호는

하얀 털모자를 쓰고 집으로 왔다

 

나는 달도 없는 캄캄한 밤하늘을 향해

백혈병을 빨리 낫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밤새 바람이 세차게 불어

몇 잎 안 남은 내 머리카락도

영호처럼 다 빠졌다

 

고맙게도 아침 하늘이

함박눈으로 만든 하얀 털모자를

내 까까머리에 씌워주었다

 

  • 작품 해설

처음엔 떫지만 뒷맛은 달짝지근할 것이라고 귀띔해주던 고향의 땡감나무를 주인공으로 하여 만든 작품이다. 앞에서 언급한 내 유년시절의 시와 많이 닮았다. 신춘문예에 당선 된 후 동시 창작에 매진해 수십 편의 작품을 지었다. 두 번째 동시집 『마음이 먹는 밥』 머리글에서 밝혔듯‘나의 동시 창작이 내면의 맑고 의로운 영혼을 불러내는 작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을 갈고 닦는데 글짓기만한 게 없다. 동시를 쓴다는 건 아이들의 눈으로 보고 아이들의 숨결로 느끼며 그 존귀한 동심으로 세상을 맑히는 일이며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이처럼 놀 때 나는 가장 행복하다. 세상 그 어떤 예술 장르도 동시만큼 인간 본성에 닿아있진 못할 것이다.

아동문학을 하면서 아이의 마음이 되어보려고 유년을 떠올리는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생각의 틀에 엄격히 통제된 어른의 사유와는 다른, 아이들의 자유스런 사유가 세속에 물들어 너덜해진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동심 찾기이다.

나는 내 창작물의 가장 큰 수혜자이다. 시작을 하다보면 바쁜 일상에서는 담기 어려운 말글을 다루게 된다. 아침 풀잎이슬처럼 정서를 맑히는 낱말들을 떠올리고 이미지화 하는 건 행복한 일이다. 나를 맑히는 동시쓰기는 곧 다른 이들을 맑히는 작업이며, 세상을 맑히는 작업이다.

 


칼을 든 엄마

 

엄마가 사과의 어깨를

톡톡 두드려준다

 

사과가 몸을 움츠렸다가 편다

 

엄마는 왼손으로

사과를 감싸 안으며

바른손으로

껍질을 깎아낸다

 

엄마는 사과를 깎기 전에

언제나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준다

 

 

 배려슬거운 마음씀씀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다. 학교나 기업 어디든 모든 조직 공동체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의 핵심은 마음이며 마음의 핵심은 눈이다. 눈은 몸의 핵심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고 눈을 쳐다본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바로 동심이다. 동심의 눈에는 먼저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깃들어있다. 그것이 배려이다. 오늘의 아이들에게 남을 위한 배려심을 길러주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잠자리

 

낮잠 자려고

장독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잠자리

 

겁 많은 잠자리를 위하여

그림자가 먼저 내려앉아

잠자리를 살펴줍니다

 

 

 

나는 꽃과 풀, 나무, 강물, 사람 등 세상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나 위주가 아닌 상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동시를 쓰려하고 있다.


땅위에 사는 바다

 

바닷물이 갈라지는

진도 앞바다를 구경하려고

사람들이 바닷가로 모여든다

바다는 조용히 종아리를 걷어

맨살을 보여준다

 

“자, 봐.”

“나도 너희들처럼 땅 위에 살아.”

 

사람들이

바다가 내어준 땅 위를

바닷물처럼 걸어본다

 

바다를 믿고

밀물져갔다가

썰물 져 돌아오는 사람들

 

 

함께… 평화로운 공존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의 평화롭고 조화로운 공존이 이 아름다운 세상을 유지하는 길이다. ‘공존이나 평화란 나도 남에게 그래야하듯이 내 존재의 본질을 남이 간섭하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배려하고 인정하는 것이다.’세상만물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 세상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있다면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사라지고 평화로운 미래가 보장되리라.


다문화꽃

 

왕달맞이꽃, 미국쑥부쟁이,

돼지풀, 가시박이

외국에서 건너온 꽃들

바람이 바쁘다

한글 가르친다고

소곤소곤

산들산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다문화가정이 존재한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어느 쪽이든지 가족 간의 의사소통과 정체성의 문제들을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빠른 시간 안에 해소하고 안정적인 학업과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야할 소중한 사람들이다. 누구라도 자기 자신과 가족이 소중하듯이 이웃에게 예의를 갖추고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세상은 훨씬 살기 좋아질 것이다.


 

엄마와 함께 벌레 먹은 콩을 고른다

가끔 손을 빠져나간 콩들이

식탁 밑으로 떨어져

마룻바닥을 뛰어간다

 

                            콩

                                                       콩

    콩

 

아무렇게나 뛰는 것 같은데

콩은

한 걸음을 뛰는데도

자기 이름을 건다

 

 

한 걸음에도 이름을 거는 ‘콩’처럼

‘아이들의 눈은 지리산 골짜기의 맑고 푸른 물처럼 깊고 깨끗하다. 그 눈은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창이다. 이제는 누구나 순진무구한 빛이 스며드는 그 창으로 한 발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 우리가 꿈꾸는 순수한 세상을 위하여 자꾸 어른스러워지라고만 할 게 아니라 아이도 어른도 좀 더 아이다워져야 한다. 아이들의 투명한 눈빛을 닮아 아이와 어른, 사람과 자연의 벽을 허무는 데 조그만 보탬이 되기 위해 콩의 한걸음처럼 작품 하나하나에 내 이름을 걸어야겠다.

 


 

      첫 동시집 '바퀴 달린 집'                                                              둘째 동시집 '마음이 먹는 밥'

 

제26회 경남아동문학상 시상식                                                      시의 도시 선포 제5주년 기념식.

 

시화엽서 "戀書"

 

 

 

    활동 콘텐츠   


 

<한국디지털 도서관> http://c4u.kll.co.kr/

 

<다음 블로그> https://blog.daum.net/c4u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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