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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文人畵)는 공자, 노자, 장자 등 동양 성현들의 자연주의 사상을 흠모하여 문인묵객(文人墨客)들의 여기(餘技) 그림으로 출발했지만, 동양 미술의 가장 근원적이고 정신적인 예술관을 나타내고 있다.
문인화는 고고한 필치로 작가의 인품과 인정이 드러난 개성적이고 사이적(寫意的)인 표현의 그림으로, 이론적 배경이나 형식을 따져 선, 획을 중심으로 대상의 내재적인 특징을 파악하여 간결하고 함축성 있게 일필휘지(一筆揮之)로 단숨에 표현해야 한다.
또한 문인화는 최초로 사물에 대한 감응(感應)에서 시작되어 기운생동(氣運生動), 화면을 배치, 배열하는 구도(構圖), 선과 획의 집약이나 간결성, 여백이 가지는 순수함, 운필의 지속성(持續性), 먹빛과 색의 운용(運用)이나 용필(用筆) 등에 따라 예술창작의 중요한 요소인 작품성이나 조화를 담백한 맛으로 형성해내는 어렵고도 끈기를 요구하는 작업인 것이다.
그래서 문인화는 현대 미술사조 속에서 그 회화적 가치와 상징성을 어떻게 잘 드러낼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가 화두(話頭)가 되어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수묵(水墨)을 통한 전통적 기법을 유지하면서 사의적 감성을 통해 기운(氣韻), 구도감각, 함축된 절제미와 생략성, 원근감, 채색효과, 등 문인화의 회화적 요소와 전통성을 존중하며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모색할 수밖에 없다.
문인화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창작의 즐거움에 있다.
예술적인 미감을 추구하는 자기혁신의 창작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나의 작품은 이 시대 문인화가 그러하듯 전통과 현대의 조화와 균형을 자유롭게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대담한 구도와 소재의 재해석을 통해 현대적 미적 조형성과 정서를 풍부하게 하느냐에 있다,
결코 넘치지 않는 간결한 필선(筆線)의 구사와 당연성이 갖추어진 여백의 미, 사군자의 품격 등. 전통 문인화의 주요 형식들이 어떻게 하면 가장 적절하게 잘 간직되고 표현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작품의 주제(motive)가 지닌 식물적 특성을 감정이입(感情移入)을 통해 정확히 살피고 관조(觀照)하며, 그를 통한 소재를 기운생동(氣韻生動)하는 새로운 기법과 뚜렷한 심미안, 주관적 해석을 지필묵(紙筆墨)을 통해 화면에 표출하는 것이다.
내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목련은 사계절의 변화 속에 한 해를 고이 기다려 꽃을 피워내는 힘찬 나뭇가지의 생명에서부터 봉우리가 맺히고 꽃이 피고 질 때의 강한 임팩트(impact)로 인해 문인화로 그려내는 데는 구상과 표현에 그만큼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봄의 길잡이 혹은 봄의 고귀함이라 일컬어지는 목련은 개화(開花)부터 만개(滿開)까지 희고 순결하며, 더할 수 없이 우아하고 향기롭지만, 꽃잎이 지고 낙화할 때까지의 상반된 속성과 생명성을 온전히 담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는 문제이다.
꽃의 피어남과 꽃이 진다는 상대성과 목련이 품고 있는 우아한 품격과 단순한 강인함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서 부터 꽃망울을 머금고 있거나 활짝 핀 꽃이 지닌 순수하고 맑은 모습을 여유롭고 담담하게 때로는 간결한 묘사와 비움의 여백으로 소통과 융합하며 그 결과물을 얻기 위한 창작자의 절대적 고민이 있는 것이다.
얻었다 해서 기뻐하지 않고, 잃는다 해서 근심하지 않는 영고성쇠
(榮古盛衰)한 동양성현의 큰 지혜와 변화를 배우고 익혀야겠다.
사군자의 군자(君子)란 기교적으로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보다도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작품들과 함께 인연 된 많은 지인들을 만날 수 있게 됨에 더욱 행복을 느낀다.
역경(逆境)을 초월해야 경력(經歷)이 되듯이, 피었다 지는 일이 늘 아름답기를 바라며, 의연한 기다림과 애틋한 마음이 참된 믿음이 될 때, 아름다움을 머금은 꽃망울이 향기 가득한 한 송이 꽃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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