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해설 -
사람은 자연의 산물이며 그 일부이므로 자연을 떠난 인류 문화는 생각할 수 없다. 풍경화는 미술의 역사에서 동서양 공히 오랜 주제로서 이러한 자연관으로부터 발생한 것이다.
나는 산행과 여행을 통하여 체험한 산과 강 등 자연의 풍경을 주로 그린다. 특히 설산과 빙하, 사막 등과 같이 인간 세상과는 동떨어진 오지의 풍경을 즐겨 그린다. 그것은 주변의 낯익은 인문적 풍경과는 달리 문명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주와 지구의 무한한 시공의 단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 창공에 신기루처럼 펼쳐진 히말라야 연봉들,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의 능선들, 황량함의 극치를 이루는 안데스 고원의 무표정한 대지, 지구의 표면을 끊임없이 새롭게 조각하는 빙하 등, 인간의 언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그린다는 것은 어쩌면 그 시도 자체가 무모한 짓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경이롭고 불가사이한 풍경들은 심상에 오래토록 새겨두고 싶은 나의 욕구를 제재하지 못한다. 나의 이러한 열정은 어쩌면 인류가 유발한 환경오염의 실상을 대하면서 느끼는 절박함이 그 욕구를 더욱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수채화는 자연의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재료상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수묵과 함께 동양 미술의 직관성과 함축성을 시각화 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인 재료이다. 종이 위에서 물과 안료가 만나 때로는 섞이기도 하고 때로는 밀어내기도 하는 물리적, 화학적 작용에 의하여 온갖 형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거대한 자연의 변용과도 흡사하다. 어쩌면 그 축소판일지도 모른다. 나는 가급적 사물의 외형적 묘사보다는 내면적 정신과 그 존재의 의미를 형과 색이라는 조형 언어로 재구성 하고자 하며, 기법으로는 물질의 작용과 시간성에 의하여 절로 그러해지는 우주의 생성과 변화의 원리에 따르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그를 통하여 인위이면서 인위가 아닌 조형 세계를 추구하며 속됨을 초월함으로써 격조의 미학을 구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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