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성희
● 수상이력
● 대표작품
선택에는 달콤함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사람과 숲, 그리고 그림이 있어서 다행인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향한 마음으로 이들을 그림 속에 담았다. 어느 날 아직 싱글인 친구가 분양 받은 아파트에 드디어 입주를 한다고 한번 오라고 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흥분된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내 오랜 친구는 결혼 소식이 아니라 새 집 입주를 전했다. 집 한 채 없이 혼자 늙어가는 것 같아 불안했는데 이젠 너무 좋다고 했다. 나도 좋았다. 어떤 그림이 그 집에 어울릴까하는 내 마음을 가득 담아 화병에 꽂았다. 퇴근길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올 때마다 반가이 맞아 주고 싶었다. “잘 다녀오셨습니까?”라는 인사를 전하며 편안함을 주고 싶었다.
자연을 그리고 숲을 좋아했던 일들이 모여서 우연한 기회에 숲해설가로 수목원에 근무하게 되었다. 나에게
수목원은 아이가 어렸을 적 가끔 나들이 오는 장소였다. 자동차로부터 안전하다는 이유로 선택되어졌던 그런 곳이었다.
매일 아침 수목원으로의 출근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과 마주하는 놀라운 기쁨의 순간들이었다. 다양한 식물들이 발현하는 색채와 향기는 놀라웠다. 코로나로 멈춘 세상의 두렵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감사의 시간으로 만들어 주었다. 나는 또 다른 세상을 선물 받았다. 수목원을 쉼 없이 가꾸는 손길들이 왕버들 아래에서 짧은 휴식 시간을 즐기고 있다. 이들이 앉은 곳에서는 옥잠화가 부지런히 여름을 만들고 있다. 맑으면서 은은하고 달콤한 하얀빛 옥잠화의 여름을 꿈꿔 본다. 이들의 시선은 노랑꽃붓꽃의 시듦을 아쉬워하고 있다. 내일이면 가는 세월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곧 피어날 수련을 기다릴 것이다.
봄날 숲 친구들을 만났다.
봄 바람은 불고
바람에 꽃잎은 날리고
허리를 숙여
하얀 꽃잎 떨어진 곳에 피어난 들꽃들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봄맞이, 봄까치, 꽃마리, 꽃다지, 조개나물, 광대나물, 민들레, 뽀리뱅이, 구슬붕이, 솜나물..
들꽃들이 참 많다
한사람이 먼저 이름을 부르면 다 같이 눈을 맞추며 인사하고
어느새 우리는 자꾸만 웃음이나는 스무살이었다.
숲학교의 신입생들었다.
여행을 그리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함께 한 이들과 그 행복했던 시간으로 안내 해 주기 때문이다.
겨울사과처럼 청량하고 달콤했던 공간, 포근함과 상쾌함이 공존했던 그 순간을 지금도 그 기억한다.
그 여행을 함께 했던 이들을 추억하며 다음 여행을 계획하며 차를 나눠 마신다.
● 작가노트
내 삶은 가족과 친구 그림 그리고 숲이다. 좋아했지만 힘들었고 고통의 순간에도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하는 것 들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었다. 살아오면서 그 순간의 최선의 선택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으로써 감당해야 할 짐의 무게를 견디는 힘을 얻어왔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는 삶의 모든 순간 구도와 색채가 소재가 된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할 때나 계절이 교차 될 때에는 더 예민해진다. 그리고 그 감정을 함께했던 이에게 전하고 싶어서 그림을 그린다.
이런 이유로 나의 그림들은 일기장이다. 작품 속에 담긴 내 마음을 읽는 이를 만날 때의 기쁨 반가움 등에서 위로를 받는다.
그림을 그리며 강산이 변하는 시간동안 그림을 그리는 것과 꾸준히 그리는 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림을 잘 그린다고 화가가 되지는 않는다. 그림을 계속 그려야 화가가 된다
화가는 그림으로써, 그림을 계속 그리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다. 나는 화가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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